건지산은 전주의 하늘 아래 가장 먼저 바람을 맞이하는 산이다. 오래전부터 전주의 진산(鎭山)으로 불리며, 도시의 품을 지켜온 푸른 산맥이다. 낮은 산세지만 숲은 깊고, 능선은 부드럽다. 도심과 맞닿아 있으면서도 안으로 한 걸음 들어서면 전혀 다른 세상이 펼쳐진다. 새소리와 나뭇잎이 스치는 소리만이 길을 이끌고, 햇살은 나무 사이로 부드럽게 스며든다. 봄에는 벚꽃과 진달래가 산등성이를 물들이고, 여름엔 녹음이 하늘을 가리며, 가을이면 단풍이 불처럼 번진다. 겨울의 건지산은 고요하지만 그 속에서도 숨결이 느껴진다.
정상까지 오르는 길은 완만해 남녀노소 누구나 가볍게 걷기 좋다. 걷는 내내 참나무와 소나무가 이어지고, 숲속 계단과 흙길이 교차하며 발걸음을 자연스럽게 이끈다. 정상에 서면 전주의 도심이 발아래 펼쳐지고, 멀리 모악산 능선이 푸르게 이어진다. 바람은 맑고, 도시의 소음은 멀어진다. 이곳에서는 시간도 천천히 흐르고, 생각도 가벼워진다. 잠시 머물러 숨을 고르고 나면 마음 한켠이 환히 비워지는 듯하다. 건지산은 오늘도 전주의 품 안에서 사람과 바람, 자연과 도시가 함께 숨 쉬는 평화의 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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