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특별자치도립미술관은 문복철의 작품 16점과 미술자료 428건을 소장하고 있다. 소장작품은 구입 2점을 제외하고 모두 유족으로부터 기증받았고, 미술자료 전체도 유족이 기증했다. 도립미술관은 유족과 미술관이 소장한 작품과 미술자료를 대상으로 문복철의 예술세계에 대한 연구를 시작하였고, 중간 발표이며 전북미술사 연구시리즈 3번째 전시로 《문복철:특수한 변화》를 준비했다.
이번 전시에서 문복철의 생애를 국내에서 열린 개인전을 중심축으로 놓고 10개의 시기로 구분했다. 대학 재학시기부터 군복무 후에 열린 《청년작가연립전》까지 대한민국 최초의 실험미술 단체인 ‘무동인’ 시기가 출발점이다. 1962년 대학 4학년 학생들로 구성된 무동인은 미술재료로 인식하지 않았던 “손쉽게 구할 수 있는” 비닐, 철사, 천과 같은 일상 사물을 캔버스에 붙이거나 간단하게 색을 칠해서 작품으로 제시하기도 했고, 가두시위 형식으로 미술정책과 미술계를 비판하는 퍼포먼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군산에 돌아온 후 7년의 침묵을 끝내고 첫 번째 개인전에서 선보인 ‘기념비’ 시리즈와 ‘내외’ 시리즈, 한지를 본격적으로 사용한 ‘대류’ 시리즈와 ‘수와지 대류’ 시리즈, 기성 종이를 사용하면서 기하학적 구성을 선보인 ‘내공’ 시리즈, 내공 시리즈과 기념비 시리즈를 결합해서 반복과 불규칙한 선을 제시한 ‘삶의 춤’ 시리즈, 무겁고 두터운 요철지를 끌어들이고 무의식적 무의도적 선으로 확장한 ‘삶의 소리’ 시리즈, 대류 시리즈의 화면 구성과 내공 시리즈의 종이를 결합시킨 ‘시간여행’ 시리즈, 마지막으로 생전에 발표하지 못했지만 내공 시리즈로 제작된 자신의 작품을 찢고 잘라서 조합한 ‘페스티벌’ 시리즈이다.
전시 제목 <특수한 변화>는 1978년 전북현대미술제와 1980년 전북현대작가회에 참여하면서 대류시리즈를 제작하던 시기에 문복철의 고민을 담은 것이다. 문복철은 지역에는 특수하고 고유한 형(型)이 있다고 생각했고, 작가가 그 특수한 형을 발견하고 그것에 변화를 주어 그 시대 정신을 새로운 형으로 드러내는 전 과정을 현대미술로 정의했다. 그리고 문복철을 자신의 주장을 온전히 실천했다. 그는 한지를 전북지역의 특수한 형(型)을 드러낼 수 있는 기호로 보았고, 다양한 ‘변화’를 끊임없이 실천했다. 그래서 문복철의 한지는 소재나 재료도 아니고, 작가의 정신세계 또는 감정을 표현하는 매개체도 아니다. 문복철의 한지는 작가의 주관이 배제된 오브제이며 시대를 드러내는 기호이다.
문복철의 작업에서 최초의 실험미술, 최초의 한지 사용 등 처음 시도하는 것들이 많다. 하지만 이번 전시는 과거를 대하는 그의 태도를 주목했다. 지역의 문화와 역사를 포함해서 자신의 이전 작업을 새로운 맥락으로 끌어내는 작업을 끊임없이 반복했다. 《문복철:특수한 변화》는 과거를 존중하고 인정하지만 과거의 맥락을 철저히 탈맥락화하고, 자신의 작품까지 포함해서 과거를 알뜰하게 이용하지만 전혀 새로운 맥락을 형성하는 작가의 작업 태도를 작품과 공간으로 구현했다. 이번 전시를 계기로 도립미술관은 한국전쟁 이후 비구상과 미술운동을 결합한 전북현대미술운동 연구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주최자정보 | 전북특별자치도립미술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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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시작일 | 2024.07.12 |
행사종료일 | 2024.10.27 |
행사장소 | 전북특별자치도립미술관 1-2 전시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