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벽정은 1986년 9월 8일에 전북특별자치도유형문화재 제127호로 지정되었다. 1930년에 왕궁저수지의 제방이 완성된 것을 기념하여 이 고장의 부호였던 송병우(宋炳宇)가 건립하였다. 푸른빛이 감도는 저수지의 맑은 물을 그려 ‘함벽정’이란 이름을 붙였다.
왕궁저수지는 금마면에서 동쪽으로 약 5km 들어간 곳에 있는 우북산(紆北山)과 도순산 계곡에 있는 저수지로, 몽리 면적이 넓은 큰 저수지이다. 주변에 있는 연지(蓮池)는 중국에서 처음 가져온 백련(白蓮)을 심어 조성했다.
이익공계(二翼工系) 양식의 팔작지붕을 하고 있는 정자는 정각으로는 큰 규모에 속한다. 특히 기둥 위의 공포(拱包)는 이익공계의 양식을 따르고 있으나 일반적으로 평주(平柱) 위 공포의 쇠설(牛舌)이 전면으로만 돌출되는 데 비해 이 건물에서는 좌우 대각선 방향으로도 돌출시켜 마치 귀 기둥에서의 공포결구수법(貢包結構手法)과 같이 짜여 특이한 형태를 이룬다.
익산 보석박물관 위쪽으로 봄이면 벚꽃이 만발한다. 함벽정은 그 벚꽃 속에 가려져 잘 보이지 않는 왕궁저수지 수문 옆에 있는 누각이다. 저수지 수문 옆에 높이 50m 정도의 바위가 있어 함벽정 주변의 경관이 한눈에 내려다보인다. 또 함벽정 주변의 바위 위에 흙을 쌓고 그 주위를 돌로 둘러싼 다음 여기에 벚꽃나무를 심어 놓음으로써 봄이 되면 저수지의 물 위로 만발한 벚꽃 그림자가 드리워져 아름다운 풍경을 이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