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이 15m는 족히 넘을 법한 가마와 마당을 가득 채운 옹기 항아리들 뒤로 붉게 녹슨 양철지붕이 덮인 흙집이 있고 흙집 뒤로는 푸른 숲이 우거져 있다. 오르막에 자리 잡은 이 요장 앞에 서면 가마를 덮은 지붕 밑으로 꼬리를 감춘 장작 가마가 올려다 보인다. 이곳이 손내옹기이다. 10칸짜리 이 가마에 두 달이면 한번 불을 지피고 한번 지핀 불이 엿새 동안 이어진다. 이현배씨는 호텔경영 전공자가 심산유곡서 흙 빚는 옹기장이로, 연애시절 아내에게 뚝배기를 선물한 옹기에 빠진 이곳의 대표 옹기 도예가 이다. 비가 오는 옹기 요장은 온통 진흙 밭이고 집안으로 이어지는 길에 질경이가 지천이다. 작업장 앞에 흙을 쌓아놓고 직접 흙을 수비하고 롤러가 달린 기계로 모래알들을 갈아낸다. 이곳에서는 흔히 생각하는 옹기 항아리 외에도 젓갈을 담아 발효시키던 곤쟁이 모양의 꽃병, 항아리의 조형과 맛을 축소해 방안으로 들여놓은 알단지들, 알단지에 수구를 만들고 약탕기 손잡이를 붙인 다관, 사각 소스볼, 항아리 뚜껑 모양을 한 샐러드볼, 엄지와 검지로 잡을 수 있는 손잡이가 달린 에스프레소잔 등 현대인의 주거와 식생활에 어울리는 옹기들이 있다. 최근 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UNESCO)는 지난 17일 손내옹기 이현배 작가의 달 항아리 외 2점을 ‘유네스코 우수 수 공예품’으로 선정했다.
이용시간 | 주차시설 없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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