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녘 위로 고요히 흐르는 물의 숨결

백산저수지는 김제 평야의 중심에서 농업의 젖줄이 되어온 저수지이다. 드넓은 하늘 아래 잔잔히 머문 물결은 사계절마다 다른 색으로 빛나며, 들판과 마을을 품은 채 묵묵히 흐른다. 이른 아침엔 물안개가 피어올라 호수 위로 햇살이 부서지고, 저녁이면 붉은 노을이 수면 위에 내려앉는다. 걷는 이의 발걸음을 멈추게 하는 고요함 속에서, 백산저수지는 일상의 소음을 잠시 내려놓게 하는 쉼의 풍경이 된다.

강물과 바람이 만나는 양수저수지의 고요한 위용

백산저수지는 다른 저수지와 달리, 주변에서 모인 빗물이 아니라 섬진강 수계인 운암호의 물을 간선 수로로 끌어올려 저장하는 양수저수지이다. 농업용수의 보고이자, 김제 금만경평야를 적시는 생명의 근원이기도 하다. 전망대에 오르면 서해의 낙조와 자연농원지구, 끝없이 이어진 들판이 한눈에 들어온다. 하늘빛과 물빛이 맞닿은 이곳은 김제의 풍요와 자연의 순환, 그리고 땅과 물이 이어주는 생명의 이야기를 품은 곳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