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산옥, 남쪽 창 아래서》는 ‘전북미술사 연구시리즈’의 다섯 번째 전시로, 시리즈 최초로 여성 작가이자 동양화의 전통을 계승한 허산옥(許山玉, 1924-1993)을 조명한다. 전북 김제에서 태어난 그는 남원권번에서 수학한 예인 출신으로, 해방 이후 전주 풍남문 근처에서 요릿집 ‘행원(杏園)’을 운영하며 지역 예술가와 문인들이 모이는 예술 교류의 장을 만들어냈다. 또한 《국전》과 《전북도전》 등을 통해 화가로서의 입지를 굳히며 전북 지역 미술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 인물이다.
전시에서는 《국전》 입선작을 포함한 주요 작품, 개인전 및 참여 전시 자료, 작업 도구 등 다양한 아카이브를 함께 소개한다. 더불어 허산옥과 지역 예술가들의 작품을 나란히 제시함으로써, 전북 화단의 형성과 예술가 간 관계망을 시각적으로 드러내고자 한다.
이번 전시는 지역 여성 예술가 허산옥의 존재를 다시 미술사 속에 자리매김하는 동시에, 근현대 전북 미술 형성과정에서 전통화단이 지닌 역할을 재확인하는 시도이다. 이를 통해 전북미술사 및 지역 여성미술 연구의 기반을 확장하고, 나아가 오늘의 시선으로 전통화단의 의미를 새롭게 읽어내는 자리가 되기를 기대한다.